이윤을위한 투자

마지막 업데이트: 2022년 5월 21일 | 0개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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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란

이윤을위한 투자

[인터뷰] ‘ESG 제대로 이해하기’ 고려대 강성진 경제학과 교수 "친환경 기업 이미지 구축해야 투자자 몰려…이윤 극대화의 길” 고비용 감내 여력 있는 글로벌 대기업 대응력↑…SK?삼성 활발 탄소배출 줄여야 하는 정유?석유화학?철강업계 경쟁력 저하 우려

선진국들이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각종 환경 규제를 추진하면서 ESG(환경·사회책임·지배구조의 약자) 경영이 전세계적 화두가 됐다. 이젠 이윤을 위해서라면 등한시되던 환경, 노동, 불공정 관행 등에 대해 소비자들이 눈감아 주지 않는다. 오히려 눈 부릎뜨고 지켜볼 뿐이다. 무엇보다 글로벌 큰손은 아예 ESG 기준을 만들어 이에 미치지 못하는 기업은 투자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있다. ESG가 기업 가치에 미치는 영향이 커진 만큼, 기업도 전략적으로 리스크와 기회를 관리하는 ESG 경영을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추진해야 한다. 이에 <투데이신문>은 ESG 전문가들을 통해 최근 기업가치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부각되고 있는 ESG 경영에 대한 기업들의 이해를 돕고 국내 상황 및 국내 기업이 ESG 경영에 어떻게 대비해야할지 대응전략 등을 탐구했다. 또 국내 대기업?중소기업으로서의 ESG 경영에 대한 방향성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 정부의 역할도 살펴본다.

【투데이신문 박고은 기자】 ESG 경영이 장기적으로 기업 이윤 증가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기업의 ESG 경영 활동이 사회적으로도 긍정적으로 인정받아 기업 이미지 개선에 도움이 되어야 하고, 기업 이미지 개선이 장기적 매출 증가로 이어져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기업의 ESG 경영 활동은 철저히 사회적 관점에서 평가받아야 한다. - 〈ESG 제대로 이해하기〉 중에서 꽉 막힌 정부의 규제가 아닌 ‘기업이 살아나는 한국형 ESG’를 만들기 위한 방향성을 제시하기 위해 가 기획됐다. <투데이신문>은 해당 도서를 집필한 13명의 공동저자 중 한명인 고려대학교 경제학과 강성진 교수를 만났다. 강 교수는 ESG 경영에 대해 “피할 수 없는 길”이라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민간기업들도 갈 수밖에 없는 길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며 “문제는 고비용 구조, 또 어떻게 할 것인지 혼돈의 시점이기에 빨리 공론의 장을 만들어 자세히 논의해야 하고 정부도 규제만 하려 하지 말고 지원해주는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강조했다. ESG가 왜 새로운 규범으로 등장했고 ESG 경영이 왜 필요한지, 국내 기업의 역량과 정부의 역할에 대해 자세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Q. 전 세계 기업경영의 트렌드가 된 ESG에 대한 설명부터 부탁드린다 2019년 8월, 애플의 팀 쿡, 아마존의 제프 베이조스, JP모건의 제이미 다이먼, GM의 메리 배라 등 미국의 대표기업 CEO 181명은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 (BRT)’에서 ‘기업의 목적’에서 ‘주주가치 극대화’라는 문구를 삭제하는 대신, ‘기업은 사회의 다양한 이해 관계자와 협력해야 하며, 단기 이익보다는 장기 이윤 창출을 추구해야 한다’고 결의했다. 그러다가 ‘2020 다보스 포럼’에서도 ‘결속력 있고 지속가능한 세계를 위한 이해관계자들’을 핵심 의제로 삼고, 이해관계자인 노동자, 소비자, 지역 주민 등 모두를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을 반영하는 ‘이해관계자 자본주의’ 개념으로 가야한다고 주장하면서 기업 경영도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간 기업이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해서 전기를 많이 쓰는 것은 상관이 없다는 식이었지만 현재 환경 문제가 대두 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결국 환경 문제의 해법을 찾으려고 한다. 큰 지속가능발전 차원에서 보면 기업도 이제는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차원이 되는 것이다.

Q. ESG 경영전략 채택이 선택이 아닌 필수인 이유는 ESG 경영은 기업에 대한 이미지를 강화하고 투자자들의 투자 의욕을 증대시켜 투자를 확대하게 되고 이는 종국적으로 이윤을 극대화하는 선순환적인 관계를 갖는다고도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최근 노르웨이 국부펀드가 석탄 관련 투자에 대한 철회를 선언했고, 네덜란드 공적연금(ABP)이 포스코대우의 인도네시아 파푸아의 팜유(팜오일, 종려 열매에서 짜낸 기름으로 마가린?식용유에 쓰고 비누 따위 유지 공업의 원료로도 사용)농장 운영을 비판하면서 투자 철회를 선언했다. 열대림을 파괴하고 원주민들과 토지분쟁을 하고 있다는 이유였다. 기업이 친환경적이지 않거나 사회적 책임 혹은 기업경영의 투명성을 반영하지 않는 경영을 하지 않는다면 투자자들도 투자의욕이 없다는 것이다. 기업경영에 있어 ESG 전략은 선택이 더 이상 아니라는 것이다. 그래서 스타벅스는 일회용 플라스틱 빨대 대신 종이 빨대를 쓰는 방향으로 전환했는데 이것이 친환경적으로 가는 것이다. 이것이 사실 기업의 브랜드 가치를 올리면서 이익을 극대화하는 길이다. 기업들이 친환경적으로 간다는 것은 쓰레기도 줄일 수 있는 것이니깐 기업들이 다 환경문제를 고려하는 것이다. Q. 기업 입장에서는 환경문제를 규제로 보는 시각도 있을 것 같다 규제인 것은 맞다. 다만 이러한 규제를 이제는 경영에 적용되는 중요한 기준으로 봐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러한 규제를 따르지 않는 생산품은 아무리 질이 좋아도 소비자가 외면할 것이다. 그리고 최근 EU에서 발표한 ‘핏 포 55(Fir for 55)’에서 알 수 있듯이 탄소배출이 많은 제품에 대해서는 탄소국경세를 부과한다고 한다. 따라서 아무리 경쟁력 있는 제품을 생산하더라도 이를 수출할 수 없게 된다. 탄소국경세를 부과 받으면 원가상승이 바로 일어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이제 환경문제를 규제로만 보지 말고 ESG적 관점에서 봐 이러한 규제를 반영하는 생산과 경영을 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다만 정부가 환경문제에만 집착해 글로벌 스탠더드 수준을 벗어난 환경규제를 해 기업의 국제경쟁력을 하락시키는 문제를 야기해서는 안된다. Q. 국내 기업들의 ESG 역량은 어느 정도 수준으로 보는가 아직은 걸음마 상태다. 중소기업은 물론이고 대기업들도 아직은 ESG 개념뿐만 아니라 ESG 경영을 왜 해야 되는가에 대해서 명확한 인식을 갖고 있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많은 기업이나 컨설팅 회사들은 ESG 공부에 몰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가장 활발하게 하고 있는 기업은 SK다. 최태원 회장이 앞장서서 이를 주장하고 있고 계열사 사장의 경영실적도 ESG를 반영한 지표를 가지고 평가한다고 하고 있다. 심지어 자체적으로 개발한 ESG 지표를 사용한다고도 하고 있다. 또 삼성전자는 이미 2020년까지 유럽 및 중국에서 100% 재생에너지 사용달성 목표를 이뤘다고 하고 있다. 그리고 사업장 금지 및 제한 화학물질 25개를 공개하고 적용대상 협력회사도 확대하고 있다. 결국 글로벌 대기업들은 ESG적 경영 흐름에 빠르게 적응해나가고 있다고는 볼 수 있지만 중소기업들은 아직 이러한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Q. ESG 경영으로의 전환이 쉽지 않은 이유는 결국 돈 문제다. 네덜란드, 노르웨이 국부 펀드들이 이제 석탄이나 친환경적이지 않은 산업에 투자하지 않겠다고 한다. 기업도 지금 당장 돈이 많이 들지만 투자를 유치할 수 있기 때문에 ESG로 갈 수밖에 없는 것을 안다. 비(非)친환경적이면 아무리 저렴한 기업이라도 투자가 안 된다. 주주들도 투자 안한다는 것이다. 결국 돈이 들더라도 그 방향을 갈 수밖에 없다. 미래의 이윤을 극대화 하는 차원이라 기업들이 사실 힘들다. 과거 했던 패턴에서 벗어나는 것이니깐. Q. ESG 경영을 위해 기업들이 당장 준비해야 하는 것은 과거 주주들이 배당, 이윤을 늘리라고 요구했는데 이젠 주주들이 사회적 책임도 하라, 친환경적으로 생산해야 투자하겠다고 하니깐 기업 입장에서는 힘들 수밖에 없을 것이다. 기업경영 자체에서 과거에는 주주들 눈치만 봐서 단기 이익만 봤는데 그게 앞으로는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노동자, 이해관계자 중소기업들도 봐야하고. 사회적 책임도 해야 하고 더 중요한 것은 지금까지의 생산 공장을 친환경적으로 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에너지 전환을 하겠다는 선언을 하고 있다. 옛날에는 신재생에너지가 비싸서 안 썼는데 모든 공장 경영 과정에서 신재생 에너지를 100%로 하겠다는 선언을 자주 한다는 것은 비용은 높지만 그쪽으로 가는 시대적 조류를 기업들이 따를 수밖에 없는 환경이 됐다는 것이다. 굉장히 고비용 경영이 되지만 방법이 없다. Q. ESG 실제 전환 과정에서 위협에 내몰릴 수 있는 노동자의 고려는 미미한 것 같다 좌초산업과 옛날에 개발단계에서 사양산업(새로운 것에 밀려 점점 몰락해가는 것을 이르는 말로 선진국의 경우 사양산업으로 방직사업이나 석유화학산업 등이 있고 우리나라의 경우는 의류, 섬유산업 등을 사양산업의 예로 볼 수 있다)하고 다르다. 좌초산업은 세계적으로 탈석탄화가 이뤄지면서 기존 석탄발전소 등 활용이 줄어든 석유화학산업을 좌초산업이라 한다. 우리나라에서 좌초산업이면 전세계적으로 좌초산업이다. 그러니깐 우리가 그 기업을 어떻게 지원해줄 것이고 규모가 줄어들면 거기 있는 노동자들이 다른 산업으로 이동할 수 있게끔 얼마나 직업훈련을 시켜서 얼마나 매끄럽게 전환시킬 것인가 고민을 많이 해야 하는데 부족한 측면이 있는 것 같다. 정부가 녹색성장, 녹색경제에 투자 지원하려고 하는데 이 좌초산업에 대한 지원책이 많지 않다. 잘되는 산업은 민간도 투자 많이 하려고 하는데 좌초산업은 민간도 안하고 정부도 관심 두지 않는다. 탄소 배출이 많은 정유·석유화학·철강업계는 없어지는 산업이 아니기에 해당 산업의 경쟁력 훼손이 최소화 되면서 수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정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Q. ESG 경영 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정책 부문에서 개선 및 지원해야 할 점은 무엇인가 대기업들은 글로벌 경쟁을 한다. 글로벌 기업끼리 경쟁하다보니 글로벌 기업은 ESG 경영을 하지 못하면 글로벌 투자를 받지 못한다. 대기업은 고비용을 감내할 수 있는 여력이 있지만 중소기업들은 그런 여력이 없다. 당장 하고 싶어도 못하니깐 정부 지원이 있어야 한다. 또한 정부차원의 지표를 만들어 민간기업의 경영에 간섭하는 정책은 지양해야 한다. ESG 경영은 철저하게 민간차원에서 평가하고 투자결정을 할 수 있도록 제도화해야 한다. 물론 국민연금 등 공적투자자들이 정치적 영향력 없이 글로벌 스탠더드형 ESG 지표를 만들고 이에 따라 투자결정을 해주면 좋으나 아직 우리나라의 환경은 그렇지 않다. 따라서 정부의 지나친 정치 의존적 투자결정을 하도록 한다면 글로벌 투자자들의 지표에 의하면 투자유치를 받을 수 있으나 정부기준에 의하면 투자를 받을 수 없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그렇기에 정부는 ESG 경영을 어떻게 정책적으로 지원해 글로벌 투자자들의 투자를 유인하고 해외에 생산비용의 추가 부담 없이 수출해 경제성장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Q. ESG 관련 정책을 어떻게 제도화 해야하나 블룸버그, 다우존스 등 국제적 컨설팅 회사들이 정기적으로 이윤을위한 투자 기업들의 ESG 수준을 발표하고 있다. 이들이 보여주는 지표의 수준에 부합하도록 기업경영을 할 수 있도록 하면 된다. 이는 기업에서 투자자들이 판단할 것이고 이를 통해 기업경영이 영향을 받게 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정부가 개입해 정부차원의 ESG 지표를 만들거나 이를 반영한 투자계획을 세워서는 안된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는 국민연금이 자체 지표를 만드는 것은 좋으나 이를 근거로 투자결정을 하려하고 있다. 의도는 좋으나 한국에서는 기업 거버넌스 지표를 지나치게 강조해 기업경영의 본질에 관여하려 하는 경향이 있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요즘 많이 논의되는 스튜어드십 코드(Stewardship code?기관투자자의 투자책임 원칙)가 그렇다. 투자액 규모가 커서 기업의 주가에 크게 영향력을 갖고 있는 투자자가 글로벌 스탠더드 차원이 아닌 지나친 정치적 의도로 투자를 결정한다면 시장의 건전함을 훼손하게 되고 실질적인 기업의 성장을 저해할 수도 있다. 투자기관이 자기들끼리 만드는 것은 상관 없다. 각 투자기관이 판단해서 하면 된다. 전세계 투자기관도 자기네 투자 기준을 만들기 때문에 정부 주도로 만든다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Q. 마지막으로 ESG 경영에 대해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제일 중요한 것은 이제 피할 수 없는 길이라는 것이다. 이제는 민간기업들도 갈 수밖에 없는 길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문제는 고비용구조고 ESG 등장하면서 또 어떻게 할 것인지 혼돈의 시점이다. 빨리 공론의 장을 만들어서 자세히 논의해야 하고 정부도 동참해서 간섭하려 하지 말고 지원해주는 방향으로 가야한다는 것이다. 대기업은 알아서 하고 있는데 ESG 개념에 대해 생소한 중소기업이나 일반 국민들이 동참할 수 있게끔 정부가 지원해줘야 한다. 또한 거버넌스에 대해 기업을 통제하는 쪽으로 사용하는 것은 안된다. 그렇게 된다면 국제 경쟁력에서 낙오되기 때문에 정부가 규제하려고만 하면 안되고 ESG 전환을 위해 기업에 어떤 지원을 할지 찾아야 한다.

다음 편 [기업 생존전략 ESG 경영③]에서는 동국대학교 경영학과 유창조 교수를 만나 기업이 왜 이윤 추구를 넘어 사회적 가치 창출을 고려해야 하는지, 중소기업의 ESG 대비전략, 소비자가 주도하는 ESG 새로운 모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계획이다.

“자본의 선순환이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든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은 기업의 이해 당사자들이 기업에 기대하고 요구하는 사회적 의무들을 충족시키기 위해 수행하는 활동을 의미한다. 기업이 지속적으로 존속하기 위한 이윤 추구 활동 이외에 법령과 윤리를 준수하고, 기업의 이해 관계자 요구에 적절히 대응함으로써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활성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최근 활발하게 논의되는 것이 사회책임투자(SRI)다. 사회책임투자란 기업의 재무적 성과에만 초점을 맞추는 기존 재무적 투자와 달리 기업의 사회, 환경, 윤리적 측면을 동시에 고려하여 행하는 투자를 가리킨다. 지난해 12월, 기관투자자의 적극적인 경영참여(주주권 행사)를 의미하는 ‘스튜어드십 코드’가 도입되고 여러 금융기관의 가입이 계속되면서 한국에서도 사회책임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일찍이 금융투자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며 의제화ㆍ공론화를 이끈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이 SRI계의 대표적인 기관이다. 창립 10년을 맞는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설립을 주도하고 설립이후 현재까지 상임이사로 활동 중인 양춘승 상임이사는 그 공로로 SRI 분야에서 국제적인 권위를 인정받는 상을 받았다. 양 이사를 지난 11일 서울 강남구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사무실에서 만났다.

- GLOBAL AWARDS CorporateLiveWire 2017 Excellence in Sustainable Investment Services 상을 받았다. 소감은?

우리 포럼의 노력을 인정받은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한국은 아직 SRI·CSR에 대한 사회적 이윤을위한 투자 인식이 약한 부분이 있지만, 열악한 상황에서 지속가능성을 다루는 해외의 여러 단체와 네트워크를 구축했다는 점을 높이 봐 준 것 같다. 내게 준 상이 아니라 우리 포럼 직원들에게 준 상이라고 생각한다.

-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창립 10주년이 됐다. 어떻게 포럼을 창립하게 됐나.

대학원에서 에너지 정책을 전공한 뒤 환경 관련 사업을 하면서 기후변화 문제와 이윤을위한 투자 지속가능성에 대해 고민했다.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고자 하는 사람들이 모여 함께 공부하다 사회책임투자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어떤 방식으로 돈을 벌고 돈을 쓰느냐에 따라 우리가 사는 세상이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당시 선진국은 벌써부터 사회책임 투자의 중요성을 인식해 관련 단체들이 꽤 있는 편이었는데, 우리나라는 사회책임투자라는 개념조차도 생소했던 상황이라 처음에는 어려움이 많았다. 그래도 우리나라에 사회책임투자를 정착시키겠다는 꿈을 가지고 뜻을 함께하는 40여 명이 모여 1년 반 동안 꾸준히 공부하고 토론한 끝에 2007년,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KOSIF)을 창립했다.

- 10년 동안 사회책임과 관련하여 우리 사회에 어떤 변화가 있었다고 생각하나.

10년 전과 비교하면 전반적으로 사회책임이나 지속가능성 등의 주제들이 자연스럽게 소화되는 사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옛날에는 사회책임 문제를 이야기하면 사회주의자 취급을 받았다. 하지만 요즘에는 사람들이 기후변화 문제를 직접 겪기도 하고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못하여 발생한 일련의 사건들을 겪게 되면서 ‘지속가능성’에 대해 고민하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 같다. 기업들도 예전에 비해서는 사회적 책임의 중요성을 나름대로 인식하고 있는 것 같고, SRI나 CSR을 다루는 단체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것도 중요한 변화다.

- 어려웠던 점이나 아쉬운 점은 없었나.

자금 문제가 가장 힘들었다. 포럼을 창립하고 단 한 번도 정부 지원을 받은 적이 없다. 녹록치 않은 상황이었지만 그래도 다행히 10년을 버텨왔고, 점점 인식도 좋아지고 있기 때문에 지금보다 상황이 더 나아지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갖고 있다. 사정이 괜찮아지면 우리 직원들 월급을 제일 먼저 올려주고 싶다.

- 사회책임투자의 활성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왜 중요한가?

기업은 기업 경영자 개인의 역량만으로 성공하는 것이 아니다. 좋은 소비자들이 재화나 서비스를 구매해주고, 좋은 노동자들이 일을 해주고, 또 좋은 투자자들이 돈을 투자해줘야 비로소 기업은 영업활동을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본인이 번 돈이 전부 본인의 것이라는 생각을 해서는 안 된다. 기업이 돈을 버는 데 이 사회가 연관되어 있다면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것 아닌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기업 자신의 장기적 지속가능성을 담보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기도 하다. 가습기 살균제 사건을 통해 우리는 사회적으로 무책임한 기업을 향한 사람들의 분노를 목격할 수 있었다. 생산된 물건을 사주는 소비자가 없다면 기업은 더 이상 이윤을 추구할 수 없다. 이익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않는 기업은 기업경영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 됐다. 그렇기 때문에 투자자들도 환경과 사회에 대한 책임을 다하는 기업에 투자해야 한다.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 리스크도 적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자에게 더 큰 이익이 되기 때문이다. SRI를 통한 자본의 선순환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활성화하고 우리 사회를 보다 지속가능하게 만들어 줄 것이라고 확신한다.

- 그런데도 왜 우리나라 기업이나 투자자들은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는 것일까.

게임의 규칙이 제대로 확립되지 않거나 지켜지지 않는 상황에서는 아무도 모범생이 되려고 하지 않는다. 사회책임과 관련해 규칙이 제대로 서지 않은 나라에서 기업들은 사회책임을 비용이나 손해쯤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굳이 앞장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려 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동안 정부가 사회책임 문제에 큰 관심을 가지지 않고 규칙을 구축하지 않았기 때문에 무책임한 기업, 단기적 이익만 바라보는 투자자 등 이기적인 이해관계자들이 많아졌다고 생각한다.

- 어떻게 하면 우리나라에서도 SRI, CSR이 활성화할까.

SRI·CSR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수 있는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들이 어떤 식으로든 시장에서 더 좋은 대우를 받거나 보상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소비자들이 윤리적 소비를 할 수 있도록 모든 것들이 투명하게 공개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기업은 어떤 철학을 가지고 있고 어떤 사회책임 활동을 하는지, 이 물건은 어떤 과정을 통해 만들어졌는지, 이 기관은 어떤 곳에 투자를 하는지 등을 소비자 및 개인 투자자들이 전부 알 수 있어야 한다.

유럽연합(EU)은 유럽연합 국가 내 종업원 500명 이상 기업들이 비재무 정보를 의무적으로 공시하도록 하고 있다. 일부 개발도상국에서는 일정 규모 이상의 다국적기업이 자국에서 벌어들이는 매출의 일부를 사회책임과 관련된 곳에 사용하도록 하기도 한다. 국가적 차원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어떻게 활성화할지 정하고, 또 기업뿐만 아니라 소비자나 노동자, 투자자 등 모든 사회 구성원들이 가진 사회적 책임이 무엇인지, 어떻게 구현해 내야 하는지 등을 사회적 합의를 통해 이끌어낼 필요가 있다고 본다.

- 국내에 CSR을 잘하는 기업은 없나?

글로벌 경쟁을 해야 하는 산업군에서는 CSR 개념이 나름 잘 퍼져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외의 기업들은 사회적책임에 큰 관심을 보이지도 않고, 이를 비용으로 인식해 기피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CSR을 잘하는 기업을 하나 꼽자면, 2015년 임직원 이익 공유제를 도입한 KSS 해운이 있다. 기존의 상여금 이윤을위한 투자 이윤을위한 투자 중 일부를 기본급으로 전환해 통상임금화하고 나머지는 회사의 순이익금에 비례하여 배당금액을 달리하는데, 직원들과 더불어 윤리경영을 하는 좋은 사례다.

- 우리나라에도 스튜어드십 코드가 도입됐다. 어떤 변화가 있을까.

작년 12월, 한국에도 스튜어드십 코드가 도입된 후 약 5개월까지는 가입이 굉장히 더디게 이루어졌다. 그러다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 시절 ‘사회책임 투자에 입각한 국민연금의 주주권 강화’를 공약으로 내고, 또 우리 포럼이 ‘스튜어드십 코드’를 통해 그 공약의 실효성을 확보하면서 정권 교체 후 점점 가입기관이 늘고 있다. 금융위원회 위원장,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도 스튜어드십 코드의 중요성 및 정착을 강조하면서 앞으로 가입 기관은 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64개의 기관이 가입을 확정했거나 가입의향서를 제출한 상태다. 내년까지 70개 이상의 기업이 이윤을위한 투자 가입하게 될 것으로 예상한다.

주요기관들의 스튜어드십 코드 가입은 그 기관과 관련된 많은 기관이 따라 가입하게 되는 계기가 되므로 아주 중요하다. 산업은행의 경우가 대표적인 예다. 스튜어드십 코드의 도입 확산을 위해 자산운용 위탁사 선정 시 스튜어드십 코드 참여 자산운용사에게 가점을 부여하기로 했기 때문에 아마 많은 자산운용사들이 가입하게 될 것이다. 자본시장의 큰손 격인 국민연금의 경우 연구용역을 진행 중인데, 아마 내년쯤 가입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조속히 도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스튜어드십 코드의 도입은 사회책임경영의 강화를 이끌 것이다.

- 사회책임에 대한 국민의 인식이 더 나아지기 위해서는.

사회책임과 관련된 내용이 정규 교과과정에 포함되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다. 어린 시절부터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나 책임 있는 소비에 대해 가르쳐야 할 필요가 있다. 유럽에는 사회책임 관련 교과과정도 있고, 이를 해외에 수출하기도 하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사회책임 교육이 미비하다. 몇 대학에서 CSR 관련 강의 또는 강연들이 열리기는 하지만 경영학 과정에서 이를 제대로 가르치는 학교들이 많지는 않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 CSR 교과서를 쓰고 있다. 지금 시중에 나와 있는 CSR 관련 책들은 CSR의 철학적·역사적 배경을 다루고 있지 않기 때문에 이것들을 다 망라해서 논쟁적인 부분들도 다루고 사회에 여러 질문을 던지는 책을 쓰려고 한다.

- 사회책임 문제를 대하는 본인만의 철학이 있나.

지금까지 기업이나 투자자들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이야기만 했는데, 사실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사회 구성원 모두가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이라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 우리가 남들과 더불어 세상을 살아가는 한 사회책임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그런데 요즘에는 자신의 이익만을 챙기는 모습들이 많이 보이는 것 같아 안타깝다. 사회적으로 무책임한 사람이 많아진다면 우리 사회는 점점 썩어 들어갈 것이고, 우리 후대들도 건강한 삶을 살 수 없게 된다. 서로가 서로에게 정직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

- 앞으로의 계획은

정권이 바뀌어 사회책임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나아졌다 해도 그동안 우리가 해오던 일이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가 그동안 해왔던 것처럼 사회책임투자가 확산될 수 있도록 이를 공론화하고, 법과 제도, 정책들이 마련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이윤을위한 투자

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 출범, 사회적 금융 시장 커진다!

개인부터 기업, 국가까지 모든 경제 주체가 하는 경제 행위에서 금융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요소입니다.
사회적 경제 영역도 마찬가지입니다.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활동하는 사회적 기업, 소셜 벤처 등 다양한 사회적 경제 기업에는 금융이 필요합니다.
될성부른 사회적 기업과 프로젝트들을 인내하고 지켜봐 주는 금융, 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이하 연대기금)이 문을 연 이유도 그 때문입니다.
지난 1월 23일, 연대기금은 이들에게 금융을 공급하기 위해 출범했습니다.

WHO? 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은 누구인가요?

우리에게 ‘도매’라는 단어는 상품에 있어 익숙할지 몰라도 돈과 연계할 때는 생소할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도 드디어 영국의 ‘빅소사이어티캐피털(Big Society Capital, BSC)’과 같은 ‘도매기금’이 탄생했습니다. BSC는 SVT 7호 ‘SV, 세계는 지금’ 코너(바로가기)에도 소개된 적이 있는데요. 영국 정부가 지난 2012년 사회적 금융 시장을 확대하기 위해 4대 메이저 시중은행의 출자금을 합쳐 설립한 기금입니다. 이 기금은 중개기관을 통해 영국 내 사회문제를 해결하려는 수많은 자선단체, 사회적 기업에 투자되고 있습니다. 지난 1월 23일 출범한 ‘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은 BSC를 모델로 만들어졌습니다. 사회적 금융 수요자에게 직접적으로 자금을 지원하기보다 중개기관을 통해 흘러들어 가도록 하는 일종의 ‘도매상’ 역할을 하게 됩니다.

Why 1 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은 왜 필요한가요?

제도권의 금융 서비스를 받기 어려운 사회적 경제 기업의 성장을 돕는 중요한 마중물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회적 기업은 이윤만을 좇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가치 창출을 우선적으로 추구하면서 기업 활동을 하기 때문에 성장하기까지 더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어찌 보면 일반 기업보다 자금 조달이 더 절실한 상황인 것이지요.

하지만 은행이 신용평가에 따라 개인에게 돈을 빌려주듯, 기업 역시 신용등급에 따라 투자 또는 융자를 해주는데, 실제로 ‘투자적격등급’을 받는 사회적 기업은 10곳 중 1곳이 채 안 된다고 합니다. 일반 회사보다 자금을 조달하기가 훨씬 어렵다는 뜻이지요. 반면, 연대기금은 ‘사회적 가치’를 함께 고려해서 사회적 기업에 금융을 제공해주는 ‘사회적 금융’입니다. 이 기금은 사회적 경제가 성장하는데 필요한 든든한 금융의 토양이 되어줄 것입니다.

Why 2 왜 기업에 직접 투자하지 않고 중개기관을 지원하나요?

연대기금은 사회적 경제 기업을 직접 지원하기보다, 사회적 기업과 이어줄 임팩트 투자자 또는 중개기관을 육성하는 역할을 할 예정입니다. 이는 개별 투자자나 중개기관이 관심 분야에 있는 현장 기업들을 잘 파악하고 있어 꼭 필요한 수요자에게 정확하게 돈을 전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영세한 사회적 기업이라도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수익 모델을 갖고 있다면, 오랜 시간 기다려주는 ‘인내자본’을 이들로부터 지원받을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또한 이러한 투자를 통해 사회적 경제 기업이 성장하면 자금을 회수하고 다시 추가적으로 투자할 이윤을위한 투자 수 있는 건강한 선순환 구조가 마련될 것입니다.

HOW? 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은 어떻게 운영되나요?

연대기금은 민간이 자율적으로 운영하고 정부가 간접적으로 지원하는 민관 협력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앞으로 5년간 약 3천억 원의 재원을 마련할 계획인데요, 민간의 자발적 기부·출연 등을 통해 주요 기금 재원을 확보하고, 각종 정책기금 및 민간 기금과 협력해 사회적 금융 수요에 맞는 출자·대출·출연 등 다양한 사업을 탄력적으로 운영할 계획입니다.

How 1 SIB를 통해 더 큰 파급 효과를 노린다?

연대기금은 사회성과연계채권(SIB)을 활용한 다양한 프로젝트에도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할 예정입니다.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조달해 사회문제 해결 프로젝트를 실행한 후, 성과를 달성하면 정부가 투자자들에게 보상하는 방식입니다. 성과만큼만 보상하기 때문에 정부의 재정 부담을 줄이면서도, 이윤을위한 투자 여러 주체들이 공동으로 사회문제 해결 프로젝트를 추진할 때 사회적 금융의 지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파급 효과 또한 높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SIB 설명 바로가기)

How 2 일반 투자자를 '임팩트 투자자'로 이끌어 줄 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

연대기금은 투자자들을 사회적 경제 부문으로 끌어들이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사회적 가치 창출을 우선으로 하는 기업에 투자해도 투자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는 경험이 쌓이고, 인식이 퍼진다면 더 많은 이들이 투자에 나설 테니까요. 우리나라 사회적 금융의 생태계를 건강하고 풍성하게 가꿔줄 연대기금의 출범에 각계의 많은 시선이 쏠리는 것도 그 때문입니다.

세계적으로도 경제적 가치뿐만 아니라 사회적 가치에 관심을 갖는 투자 방식이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실제로 GIIN(Global Impact Investing Network)에 따르면 글로벌 임팩트 투자금액은 2020년 400조 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그 형태와 방식도 매우 다양한데요. 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도 이러한 임팩트 투자의 일례입니다.

이제 첫발을 내딛는 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이 이러한 사회적 금융 시장의 ‘저수지’가 되어 더 많은 투자자들을 이끌어낸다면 ‘더불어 잘 사는’ 사회를 추구하는 사회적 기업들의 활동도 눈에 띄게 늘어날 것입니다. 또한, 그렇게 사회적 기업이 지역경제 곳곳에 스며들었을 때, 우리는 더 따뜻하고 아름다운 사회를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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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란

경총 , 반이윤 별도 책임추궁 무리

기업본질 저해 않는 촉매제 돼야

기업의 역할과 영향력이 증대하고 있다 . 이윤창출이라는 본질과 동시에 이른바 사회적 책임을 수행해야 한다는 딜레마에 빠지게 된 것이다 . 따라서 이윤추구와 사회봉사라는 상충되는 두 명제를 어떻게 조화시켜 나가느냐는 중요한 문제이다 . 지난 해 12 월 경총에서는 이와 관련해 ‘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란 무엇인가 ’ 라는 책을 발간해 이에 대한 시각을 정리했다 .

종교적 책임에서 이해관계자로

엔론 (Enron), 월드컴 (Worldcom) 등의 회계부정 사건 , 나이키 (Nike) 의 아동노동 사건 , 일본 유끼지루시 유업의 우유식중독 사건 등은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않는 기업은 생존 위협에 빠질 수 있음을 시사한 실례이다 .

미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으로 꼽혔던 엔론사는 순식간에 존경받는 기업의 최하위 순위로 추락했고 , 일본의 식품회사 유끼지루시는 사용이 금지된 원료를 사용하다 적발되어 사회적 지탄으로 결국 도산했다 .

또 닛폰햄은 수입쇠고기를 국내산으로 위장신고 하다 적발되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경우이다 .

‘ 기업의 사회적책임 ’ 이라는 개념이 등장한 것은 1990 년대 . 그러나 이에 앞서 이미 18 세기부터 일부 기업들은 근로자와 지역사회의 이익과 환경보호를 위해 노력한 것으로 알려진다 .

1790 년대 영국 소비자들이 카리브해의 노예 노동력을 이용해 만든 설탕에 대해 불매운동을 벌이자 동인도회사가 노예를 사용하지 않는 곳으로 설탕 수입선을 바꾼 것이나 1800 년대 퀘이커 납 회사가 잉글랜드에 종업원들을 위한 마을과 학교 및 도서관을 지은 것이 대표적 사례이다 .

그러나 과거 기업의 사회적책임은 종교적이고 박애적이었던 반면 , 오늘날은 일상적 기업활동과 이 활동이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차이점을 보인다 .

6 가지 책임과 9 가지 효과

이 러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각 국의 정치 · 경제적 상황에 따라 달리 해석된다 .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용어는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이나 이 또한 기관에 따라 다른 각도로 이해된다 . 이를 공통적으로 종합해 정의하면 ‘ 주주뿐만 아니라 소비자 , 지역사회와 같은 광범위한 이해관계자 , 더 나아가 사회전체의 이익을 위해 기업이 자발적이며 책임감 있고 윤리적인 방식으로 전개하는 다양한 사회 이윤을위한 투자 · 환경 이니셔티브 및 이에 대한 의지 ’ 로 요약된다 .

기업의 사회적 책임 구성요소는 △ 경영윤리 △ 기업지배구조 △ 환경보호 △ 인권보호 △ 지역사회활동 △ 소비자보호 등으로 나뉜다 . 이러한 요소들은 서로 분리된 것이 아닌 직 · 간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다 . 다만 개별기업 , 국가 , 관련 기관마다 구성요소에 관해 다양한 시각이 존재한다는 점이 유의할 부분이다 .

사회적 책임을 통한 기대효과는 위헌관리를 통한 무형요소의 관리이다 . 기업부정사건 , 부정적 언론보도 , 반기업정서와 같은 위험요소들을 사회적 책임을 통해 사전에 차단하며 브랜드가치 제고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이다 . 실제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 수행이 경영활동의 실패 상황에서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되어 온 것도 사실이다 .

사회적 책임에 따른 경제 효과를 ‘Business case’ 라고 한다 . 여기에서 나타나는 일반적 효과로는 △ 기업명성 및 브랜드가치 제고 △ 이윤 , 매출액 및 소비자 충성도 증대 △ 투자 및 협력업체 유치 △ 업무 효율성 증대 △ 새로운 사업기회 창출 △ 위기관리 및 방지 △ 우수인력 확보 및 유지 △ 지역사회와의 협력 △ 정부 지원 이윤을위한 투자 및 정치적 자원 확보 등이 있다 .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 인식과 관심이 점차 커지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 특히 기업 , 노동조합 , 정부 , 국제기구 등 기업의 역할에 따른 이해관계에 있는 이들의 관심은 더욱 앞선다 .

관심 만큼이나 기업들의 사회공헌 활동도 활발해졌다 . 지난 2004 년 말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연말캠페인 결과 10 대 기업이 전체 모금 액의 60% 이상을 낸 것으로 드러났다 . 어느 기업에서는 사회공헌 활동을 벌인 직원들에게 점수를 주고 일정 점수 이상을 획득해야 진급을 할 수 있도록 하는가 하면 , 대다수 대기업들이 봉사 프로그램을 자체적으로 만들어 운용하고 지지하는 등 기업에서의 사회활동이 활발해졌다 .

그러나 지난 2003 년 삼성경제연구소가 중고생을 대상으로 한 경제의식 조사를 보면 뜻밖이다 . 응답자 50% 가 기업이 해야 할 일의 우선순위를 사회기여로 꼽았으며 , 뒤이어 세금납부 19.1%, 고용유지 18.5%, 이윤획득 11.8% 순이었다 .

이에 앞서 지난 2001 년 Environics International 이 20 개국 소비자 2 만여 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의하면 응답자 3 분의 2 이상이 기업들은 단순한 이익창출 , 납세 , 고용창출 , 법준수 차원을 넘어서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고 믿는 것으로 나타났다 . 여기에 소비자운동단체들은 캠페인 , 시위 , 더 나아가 불매운동과 같은 방법으로 기업인들에게 압력을 가하고 있다 .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당연히 해야 할 일로 인식되는 과정에서 기업들은 과거의 단순한 법 준수의 차원을 벗어나 경영윤리를 사업전략 차원에서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 그런가하면 국민복지에 대한 국가의 역할이 한계점을 보임에 따라 그 역할수행을 대신할 주체로 기업이 대두되고 있기도 하다 .

물론 이러한 부분을 긍정적 측면으로 이해할 수도 있다 . 사회의 갈등해소를 위해서는 어느 누군가가 나서야 하고 , 여기에서 기업이 할 수 있는 부분이 바로 사회적 책임이라는 것이다 . 기업이 사회갈등을 푸는 과정에서 일정부분의 역할을 맡게 되면 이를 통해 결과적으로는 사회적 자본을 증대시키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는 결론도 나온다 .

단기적 부담 , 장기적 주주이익

그러나 이러한 사회적 책임을 놓고 자율이냐 견제냐 , 긍정적이냐 부정적이냐에 대한 논란은 끊이지 않는다 . 기업들은 상황에 맞는 자율을 , 노동조합은 외부의 견제를 주장하는 게 일반이다 . 특히 노동조합은 사회적 책임이 기업에 의해 일방적으로 추진될 경우 법과 단체협약 등의 기존의 규범을 약화시키고 노동조합도 무력화시킬 것이라는 주장이다 .

긍정적 측면에서 보면 기업이 사회의 요구를 외면할 경우 결국에는 사회전체의 비용으로 되돌아오게 되어 기업의 비용지출이 증가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사회 전체의 발전이 기업의 발전에도 유리하다는 주장이다 .

반면 부정론은 주주이론으로 요약된다 . 기업 본연의 책임은 법과 계약을 준수하는 가운데 이윤창출과 주주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이라는 주장이다 . 사회의 제반 문제에 신경 쓰면 그만큼 주주이익을 감소시키고 이는 결국 제품 가격에 반영되어 고객에게 피해를 주고 고용창출도 어렵다는 지적이다 .

특히 주식회사의 경우 실제 소유주인 주주들로부터 기업자산의 관리를 위탁받았을 뿐인데 주주에게 돌아갈 이윤을 희생하면서까지 그러한 일을 하는 것이 옳은가 하는 논리이다 .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어떻게 볼 것인가 하는 데에 있어서 ‘ 경제적 성과와 사회적 성과를 같이 보아야 한다 ’ 는 입장은 절충된 안이다 .

즉 기업의 목표는 이익 추구이지만 그것이 기존의 단기적 이익추구와는 구별되는 장기적 이익의 극대화에 초점을 맞추어야 하며 , 사회적으로 책임 있는 기업이 장기적으로 주주에게 더 많은 이익을 가져다준다는 시각이다 .

이윤추구 저해 아닌 활성화돼야

이와 같이 영리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기업에게 사회적 책임을 물을 수 있는가에 대한 주장은 다각도로 형성되어 있다 . 그러나 기업이 사회 속에서 생존하고 성장하는 생태학적 존재라는 사실에 대해서는 공감대가 이뤄지고 있다 .

분명한 것은 기업은 이윤창출을 목표로 하는 조직이며 , 이윤창출을 통해서만 고용을 창출하고 소비를 진작할 수 있다는 것이다 . 즉 이윤창출이 기업의 본연 의무인 이윤을위한 투자 만큼 이윤창출 활동을 저해하거나 위축시킬 수 있는 별도의 책임이나 의무를 기업에 강요하거나 기대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 이는 곧 이윤창출이야말로 기업의 가장 우선되는 사회적 책임이라는 등식이다 .

결과적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이윤창출이라는 기업의 본질과 기능을 부인하거나 저해하는 요소가 아닌 활성화를 촉진시키는 촉매제로 작용하도록 논의되어야 한다는 게 경총 발간서의 입장이다 .

기업이 이윤창출이라는 사회적 책임을 다하게 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역할도 요구된다 . 정부는 이윤창출을 위한 왕성한 기업활동이 이뤄질 수 있도록 경제적 사회적 여건 조성을 도모하며 규제완화를 비롯한 법적 , 제도적 환경개선과 기업가정신 함양 , 기업인 사기 진작 등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 한편 기업인들은 기업에 대한 불신과 반기업정서에 대한 일정 부분을 책임지며 신뢰 회복을 위해 기업인 본연의 역할을 다해야겠다 .( 田祥秀 기자 )

이윤을위한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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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3월, 대한항공은 정기 주주총회에서 고 조양호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을 부결시켰습니다. 이사 선임은 참석 주주의 2/3(66.66%) 동의를 받아야 했지만, 이날 주총에서 찬성은 64.1%에 그쳤습니다. 대한항공의 2대 주주인 국민연금(11.56%)이 반대 의결권을 행사했고 외국인 주주들도 국민연금의 결정과 같은 판단을 내렸습니다. 주총에서 재벌총수 가족이 이사회에서 밀려난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1년 전 국민연금이 도입한 ‘스튜어드십 코드’에 대한 관심도 급상승 했습니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연기금이나 자산운용사 같은 주요 기관투자자들의 의결권 행사를 적극적으로 유도하기 위해 만든 자율지침’을 뜻합니다. 2010년 영국이 도입한 데 이어 캐나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네덜란드, 스위스, 이탈리아, 말레이시아, 이윤을위한 투자 홍콩 등이 운용하고 있고, 국민연금은 지난해 7월 이를 도입했습니다.

스튜어드십 코드 논의가 촉발됐던 대표적 사례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입니다. 2015년 7월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당시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던 국민연금은 연금 재정의 막대한 손해를 무릅쓰고 합병에 찬성했습니다. 재판 과정에서는 국민연금이 연금가입자인 국민을 위한 결정을 내리지 않고, 투자대상이자 감시대상인 기업 총수 일가의 이익을 위해 움직였다는 사실이 속속 확인됐습니다. 국민연금은 이 사건으로 재정상 손해 뿐만 아니라 국민의 신뢰 추락이라는 돈으로 환산하기 어려운 타격을 입었습니다.

“투자 대상회사의 기업가치 상승이나 주주 혹은 투자수익자의 이익을 위한 투표보다 투자 대상회사의 지배주주 혹은 경영진에 찬성표를 던지는 ‘자동거수기’ 비판을 받아도 변명의 여지가 없다”는 반성의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은 이같은 잘못과 반성의 산물입니다.

재계를 중심으로 한 반발도 여전히 적지 않습니다. 혹자는 스튜어드십 코드로 국민연금이 기업 경영에 과도하게 간섭해 정부 입김대로 경영을 좌지우지하게 된다며, ‘연금 사회주의’라고 비판합니다. 국민연금 기금 약 670조원(6월말 기준) 중 260억원 이상이 국내·해외주식에 투자돼 있는데 ‘자본시장의 공룡’이라 불릴 정도로 큰 영향력을 가진 국민연금이 정치논리로 움직이면 기업활동이 위축될 수 있다는 겁니다.

그러나 스튜어드십 코드의 진짜 목적은 사기업 경영 통제에 있는 게 아니라, 주식을 가진 주주가 관련 법이 정한 권리에 따라 권리를 행사하는 데 가깝습니다. 정부 입김이나 재계 압력이 독립성을 훼손할 수 없도록, 국민연금이 오로지 연금 가입자의 이익을 보고 판단할 수 있도록 지침을 세우자는 것이 스튜어드십 코드의 취지입니다. 국민연금이 보유한 개별 기업 지분으로는 이사회 장악, 경영권 확보가 가능하지 않는 데다, 이미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한 다른 국가들의 사례에서도 경영권 침해가 문제가 되는 경우는 드뭅니다. 앞서 언급한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건처럼 ‘관치경제’, ‘연금사회주의’는 국민연금 의결권 행사의 원칙이 없을 때 오히려 더 심했습니다.

"국민연금이 기업 논리에 순응하거나 의결권을 방치하면서 생긴 국민의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모호한 기업 경영의 침해에 비해 덜 중요할까요?"

국민연금 역시 “기업의 가치를 높이고, 주주 가치를 제고하기 위해서 의결권을 행사하는 것이지, 특정 기업의 경영에 개입하거나 특정인의 거취에 대해서 어떤 의도를 가지고 개입하는 경우가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논란이 이어지자, 국민연금은 의결권 행사를 외부 운용사에 위탁하는 쪽으로 방침을 정하고 ‘위탁운용사 의결권 위임 가이드라인’을 마련키로 했습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가 직접 굴리는 부분은 제외하고, 민간운용사에 위탁해 운영하는 주식의 의결권은 위탁운영사에 넘겨 자율 관리하도록 한다는 내용입니다.

경제개혁연대가 올해 정기주주총회에서 국민연금과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자산운용사들의 의결권 행사 내역을 비교했는데, 국민연금이 반대한 임원 후보에 대해 자산운용사들은 찬성하는 경우가 더 많았다고 합니다. 경제개혁연대는 “국민연금이 만약 의결권 행사를 운용사에 위임한다면 매우 선별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글 / 조형국

경향신문 경향비즈팀 기자. 사회부, 경제부 등 거쳤음.

한국기자상(45회), 이달의 기자상(329회)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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